{"title":"在电影中通过闪回再现女性的心理阴影","authors":"박인영","doi":"10.15751/COFIS.2017.13.2.185","DOIUrl":null,"url":null,"abstract":"성폭력을 다루는 영화들은 살아남아 고통 받으면서도 삶을 모색하는 생존자의 말하기에 대한 엄격한 윤리적 재현 요구를 받는다. 최근 한국영화들에서도 이러한 요구에 응답하는 트라우마 서사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생존자 여성의 얼굴을 인상적인 클로즈업으로 포착하는 두 편의 영화, 와 는 살아남은 폭력 피해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한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n생존자들의 내면을 초점화하는 이들 영화에서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게 하는 플래시백의 의미작용은 중요하다. 인물의 현재 행위와 내면을 인과적 맥락에서 동기화하는 트라우마적 사건을 재구성하는 것은 범죄사건 피해자로서 삭제되고 은폐됐던 삶의 조각들, 침묵을 강요당했던 욕망과 정서를 발화함으로써 자아를 재구성하는 장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n하지만 두 편의 영화에서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일련의 플래시백은 여성들의 육체적 취약성과 사회적 고립으로 인한 피해자적 취약성을 강조한다. 에서 수시로 이루어지는 과거의 틈입으로 정혜의 현재적 삶은 과거에 의해 압도되며, 결과적으로 공고화된 피해자적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한다. 서스펜스적 긴장을 부여하는 의 플래시백은 사건의 구체적 재현 과정에서 가해-피해 관계를 전도시키거나, 피해자 여성에게 오인된 죄책감을 부여하는 등의 문제적 양상을 나타낸다. 어떠한 사회적 지지도 부재한 채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는 생존자 여성의 고립과 무력함을 부각하는 과거 떠올리기는 궁극적으로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으로 귀결되지 못하며, 피해자여성의 생존 실패를 납득시킬 뿐이다. \n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역저 『트라우마-가정폭력에서 정치적 테러까지』에서 주디스 허먼은 트라우마 해결의 책임을 공유하는 `협력적 치료 동맹`의 역할을 강조한다. 본 논문은 트라우마를 발생시키는 사회적 폭력에 관한 이미지 생산을 주도하는 영화 제작이 이러한 위상을 공유해야 할 것을 제안한다. 이를 위해서 플래시백은 생존자의 존엄성 전락과 힘의 상실이란 현재를 극복하기 위한 윤리적 기획의 요건을 충족시킬 것이 요청된다.","PeriodicalId":123012,"journal":{"name":"Contemporary Film Studies","volume":"41 1","pages":"0"},"PeriodicalIF":0.0000,"publicationDate":"2017-05-01","publicationTypes":"Journal Article","fieldsOfStudy":null,"isOpenAccess":false,"openAccessPdf":"","citationCount":"0","resultStr":"{\"title\":\"영화에서 플래시백을 통한 여성의 트라우마 재현\",\"authors\":\"박인영\",\"doi\":\"10.15751/COFIS.2017.13.2.185\",\"DOIUrl\":null,\"url\":null,\"abstract\":\"성폭력을 다루는 영화들은 살아남아 고통 받으면서도 삶을 모색하는 생존자의 말하기에 대한 엄격한 윤리적 재현 요구를 받는다. 최근 한국영화들에서도 이러한 요구에 응답하는 트라우마 서사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생존자 여성의 얼굴을 인상적인 클로즈업으로 포착하는 두 편의 영화, 와 는 살아남은 폭력 피해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한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n생존자들의 내면을 초점화하는 이들 영화에서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게 하는 플래시백의 의미작용은 중요하다. 인물의 현재 행위와 내면을 인과적 맥락에서 동기화하는 트라우마적 사건을 재구성하는 것은 범죄사건 피해자로서 삭제되고 은폐됐던 삶의 조각들, 침묵을 강요당했던 욕망과 정서를 발화함으로써 자아를 재구성하는 장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n하지만 두 편의 영화에서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일련의 플래시백은 여성들의 육체적 취약성과 사회적 고립으로 인한 피해자적 취약성을 강조한다. 에서 수시로 이루어지는 과거의 틈입으로 정혜의 현재적 삶은 과거에 의해 압도되며, 결과적으로 공고화된 피해자적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한다. 서스펜스적 긴장을 부여하는 의 플래시백은 사건의 구체적 재현 과정에서 가해-피해 관계를 전도시키거나, 피해자 여성에게 오인된 죄책감을 부여하는 등의 문제적 양상을 나타낸다. 어떠한 사회적 지지도 부재한 채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는 생존자 여성의 고립과 무력함을 부각하는 과거 떠올리기는 궁극적으로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으로 귀결되지 못하며, 피해자여성의 생존 실패를 납득시킬 뿐이다. \\n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역저 『트라우마-가정폭력에서 정치적 테러까지』에서 주디스 허먼은 트라우마 해결의 책임을 공유하는 `협력적 치료 동맹`의 역할을 강조한다. 본 논문은 트라우마를 발생시키는 사회적 폭력에 관한 이미지 생산을 주도하는 영화 제작이 이러한 위상을 공유해야 할 것을 제안한다. 이를 위해서 플래시백은 생존자의 존엄성 전락과 힘의 상실이란 현재를 극복하기 위한 윤리적 기획의 요건을 충족시킬 것이 요청된다.\",\"PeriodicalId\":123012,\"journal\":{\"name\":\"Contemporary Film Studies\",\"volume\":\"41 1\",\"pages\":\"0\"},\"PeriodicalIF\":0.0000,\"publicationDate\":\"2017-05-01\",\"publicationTypes\":\"Journal Article\",\"fieldsOfStudy\":null,\"isOpenAccess\":false,\"openAccessPdf\":\"\",\"citationCount\":\"0\",\"resultStr\":null,\"platform\":\"Semanticscholar\",\"paperid\":null,\"PeriodicalName\":\"Contemporary Film Studies\",\"FirstCategoryId\":\"1085\",\"ListUrlMain\":\"https://doi.org/10.15751/COFIS.2017.13.2.185\",\"RegionNum\":0,\"RegionCategory\":null,\"ArticlePicture\":[],\"TitleCN\":null,\"AbstractTextCN\":null,\"PMCID\":null,\"EPubDate\":\"\",\"PubModel\":\"\",\"JCR\":\"\",\"JCRName\":\"\",\"Score\":null,\"Total\":0}","platform":"Semanticscholar","paperid":null,"PeriodicalName":"Contemporary Film Studies","FirstCategoryId":"1085","ListUrlMain":"https://doi.org/10.15751/COFIS.2017.13.2.185","RegionNum":0,"RegionCategory":null,"ArticlePicture":[],"TitleCN":null,"AbstractTextCN":null,"PMCID":null,"EPubDate":"","PubModel":"","JCR":"","JCRName":"","Score":null,"Total":0}
성폭력을 다루는 영화들은 살아남아 고통 받으면서도 삶을 모색하는 생존자의 말하기에 대한 엄격한 윤리적 재현 요구를 받는다. 최근 한국영화들에서도 이러한 요구에 응답하는 트라우마 서사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생존자 여성의 얼굴을 인상적인 클로즈업으로 포착하는 두 편의 영화, 와 는 살아남은 폭력 피해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한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생존자들의 내면을 초점화하는 이들 영화에서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게 하는 플래시백의 의미작용은 중요하다. 인물의 현재 행위와 내면을 인과적 맥락에서 동기화하는 트라우마적 사건을 재구성하는 것은 범죄사건 피해자로서 삭제되고 은폐됐던 삶의 조각들, 침묵을 강요당했던 욕망과 정서를 발화함으로써 자아를 재구성하는 장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편의 영화에서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일련의 플래시백은 여성들의 육체적 취약성과 사회적 고립으로 인한 피해자적 취약성을 강조한다. 에서 수시로 이루어지는 과거의 틈입으로 정혜의 현재적 삶은 과거에 의해 압도되며, 결과적으로 공고화된 피해자적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한다. 서스펜스적 긴장을 부여하는 의 플래시백은 사건의 구체적 재현 과정에서 가해-피해 관계를 전도시키거나, 피해자 여성에게 오인된 죄책감을 부여하는 등의 문제적 양상을 나타낸다. 어떠한 사회적 지지도 부재한 채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는 생존자 여성의 고립과 무력함을 부각하는 과거 떠올리기는 궁극적으로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으로 귀결되지 못하며, 피해자여성의 생존 실패를 납득시킬 뿐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역저 『트라우마-가정폭력에서 정치적 테러까지』에서 주디스 허먼은 트라우마 해결의 책임을 공유하는 `협력적 치료 동맹`의 역할을 강조한다. 본 논문은 트라우마를 발생시키는 사회적 폭력에 관한 이미지 생산을 주도하는 영화 제작이 이러한 위상을 공유해야 할 것을 제안한다. 이를 위해서 플래시백은 생존자의 존엄성 전락과 힘의 상실이란 현재를 극복하기 위한 윤리적 기획의 요건을 충족시킬 것이 요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