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论资本主义的起源与终结:马克思与沃勒斯坦的观点","authors":"Jae-Keon Yoo","doi":"10.52271/pkhs.2023.08.126.539","DOIUrl":null,"url":null,"abstract":"마르크스와 월러스틴은 100여년의 시차를 두고 각기 자본주의를 천착하면서 그 탄생과 소멸에 대해서 실천적 관심을 기울인 인물이다. 두 사람은 각기 자기 시대의 자본주의가 그 자체의 작동원리에 따라 소멸할 수밖에 없음을 주장하면서 문명의 대전환을 꿈꾸었던 점에서 일치한다. 월러스틴의 세계체제론은 자본주의의 종언을 먼저 예측했던 마르크스가 실패한 바로 그 자리에서 왜실패했는지, 자본주의의 지속적 생명력의 원인은 무엇인지 탐구하는 가운데 태동한 것이다. 이 글은 자본주의의 탄생과 소멸에 관한 두 사람의 생각을 큰 틀에서 돌아봄으로써 현재 지구적 현실로서의 자본주의에 대한 성찰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BR 마르크스는 잘 알려진 자본론 1권의 ‘본원적 축적’ 장에서 자본주의 발생사를 임노동계급의 형성사로 그려낸 바 있지만, 그 출현을 봉건제 붕괴 이후 진행된 진보적 추세가 역전되는 과정으로 보았다. 월러스틴도 본원적 축적론을 마르크스의 사상에서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 술회했는데, 그 역시 자본주의의 출현을 봉건제가 붕괴하면서 토지제도가 한층 평등한 자영소농 체제로 나아가던 추세가 역전된 것으로 파악해 마르크스와 비슷한 인식을 보여준다. 다만, 마르크스와 월러스틴은 인류사에서 자본주의 출현이란 사태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의 문제에서 다른 입장에 서 있다. 월러스틴은 그것을 인류사의 결정적인 퇴보라고 보면서, 비교적 평등한 자영소농 체제로 나아가던 역사가 역전되었다는 점과 그 이후의 엄청난 물질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계급적·지리적 위계화와 양극화가 한층 심각하게 전개되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반면에 마르크스는 자영소농 체제의 지속 가능성에 회의를 보였다. 그는 그것이 기반한 분산된 소경영 양식은 생산자의 자유로운 개성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지만 단지 협소한 테두리에서만 조화로운 사회를 구성하리라 보았다. 마르크스의 생각에 그 체제는 계속 그대로 유지되기는 어렵고 결국엔 자신을 파괴할 물질적 수단을 창출해서 사회의 태내에서 이 소경영 생산양식을 질곡으로 느끼는 힘과 열정이 움직이기 시작하리라는 것이다.BR 그렇다면 자본주의 탄생에 대해서 그것이 아무리 끔찍스러웠어도 그 다음 인류사의 대전환을 위해 어차피 언제고 일어날 일이었다는 19세기 중엽의 마르크스와,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일이고 그래서 지금껏 80% 넘는 세계 민중에게 고통을 주었던 퇴보의 길이었다는 20세기 말의 월러스틴, 과연 누구의 관점이 타당할까? 그 판단을 위해선 두 사람이 각기 그 소멸의 대전환을 어찌 상상하고 모색하는지 함께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PeriodicalId":497976,"journal":{"name":"Yeogsa wa gyeong'gye","volume":"25 1","pages":"0"},"PeriodicalIF":0.0000,"publicationDate":"2023-08-31","publicationTypes":"Journal Article","fieldsOfStudy":null,"isOpenAccess":false,"openAccessPdf":"","citationCount":"0","resultStr":"{\"title\":\"On the Origin and the End of Capitalism : Views of K. Marx and I. Wallerstein\",\"authors\":\"Jae-Keon Yoo\",\"doi\":\"10.52271/pkhs.2023.08.126.539\",\"DOIUrl\":null,\"url\":null,\"abstract\":\"마르크스와 월러스틴은 100여년의 시차를 두고 각기 자본주의를 천착하면서 그 탄생과 소멸에 대해서 실천적 관심을 기울인 인물이다. 두 사람은 각기 자기 시대의 자본주의가 그 자체의 작동원리에 따라 소멸할 수밖에 없음을 주장하면서 문명의 대전환을 꿈꾸었던 점에서 일치한다. 월러스틴의 세계체제론은 자본주의의 종언을 먼저 예측했던 마르크스가 실패한 바로 그 자리에서 왜실패했는지, 자본주의의 지속적 생명력의 원인은 무엇인지 탐구하는 가운데 태동한 것이다. 이 글은 자본주의의 탄생과 소멸에 관한 두 사람의 생각을 큰 틀에서 돌아봄으로써 현재 지구적 현실로서의 자본주의에 대한 성찰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BR 마르크스는 잘 알려진 자본론 1권의 ‘본원적 축적’ 장에서 자본주의 발생사를 임노동계급의 형성사로 그려낸 바 있지만, 그 출현을 봉건제 붕괴 이후 진행된 진보적 추세가 역전되는 과정으로 보았다. 월러스틴도 본원적 축적론을 마르크스의 사상에서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 술회했는데, 그 역시 자본주의의 출현을 봉건제가 붕괴하면서 토지제도가 한층 평등한 자영소농 체제로 나아가던 추세가 역전된 것으로 파악해 마르크스와 비슷한 인식을 보여준다. 다만, 마르크스와 월러스틴은 인류사에서 자본주의 출현이란 사태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의 문제에서 다른 입장에 서 있다. 월러스틴은 그것을 인류사의 결정적인 퇴보라고 보면서, 비교적 평등한 자영소농 체제로 나아가던 역사가 역전되었다는 점과 그 이후의 엄청난 물질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계급적·지리적 위계화와 양극화가 한층 심각하게 전개되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반면에 마르크스는 자영소농 체제의 지속 가능성에 회의를 보였다. 그는 그것이 기반한 분산된 소경영 양식은 생산자의 자유로운 개성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지만 단지 협소한 테두리에서만 조화로운 사회를 구성하리라 보았다. 마르크스의 생각에 그 체제는 계속 그대로 유지되기는 어렵고 결국엔 자신을 파괴할 물질적 수단을 창출해서 사회의 태내에서 이 소경영 생산양식을 질곡으로 느끼는 힘과 열정이 움직이기 시작하리라는 것이다.BR 그렇다면 자본주의 탄생에 대해서 그것이 아무리 끔찍스러웠어도 그 다음 인류사의 대전환을 위해 어차피 언제고 일어날 일이었다는 19세기 중엽의 마르크스와,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일이고 그래서 지금껏 80% 넘는 세계 민중에게 고통을 주었던 퇴보의 길이었다는 20세기 말의 월러스틴, 과연 누구의 관점이 타당할까? 그 판단을 위해선 두 사람이 각기 그 소멸의 대전환을 어찌 상상하고 모색하는지 함께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PeriodicalId\":497976,\"journal\":{\"name\":\"Yeogsa wa gyeong'gye\",\"volume\":\"25 1\",\"pages\":\"0\"},\"PeriodicalIF\":0.0000,\"publicationDate\":\"2023-08-31\",\"publicationTypes\":\"Journal Article\",\"fieldsOfStudy\":null,\"isOpenAccess\":false,\"openAccessPdf\":\"\",\"citationCount\":\"0\",\"resultStr\":null,\"platform\":\"Semanticscholar\",\"paperid\":null,\"PeriodicalName\":\"Yeogsa wa gyeong'gye\",\"FirstCategoryId\":\"1085\",\"ListUrlMain\":\"https://doi.org/10.52271/pkhs.2023.08.126.539\",\"RegionNum\":0,\"RegionCategory\":null,\"ArticlePicture\":[],\"TitleCN\":null,\"AbstractTextCN\":null,\"PMCID\":null,\"EPubDate\":\"\",\"PubModel\":\"\",\"JCR\":\"\",\"JCRName\":\"\",\"Score\":null,\"Total\":0}","platform":"Semanticscholar","paperid":null,"PeriodicalName":"Yeogsa wa gyeong'gye","FirstCategoryId":"1085","ListUrlMain":"https://doi.org/10.52271/pkhs.2023.08.126.539","RegionNum":0,"RegionCategory":null,"ArticlePicture":[],"TitleCN":null,"AbstractTextCN":null,"PMCID":null,"EPubDate":"","PubModel":"","JCR":"","JCRName":"","Score":null,"Total":0}
On the Origin and the End of Capitalism : Views of K. Marx and I. Wallerstein
마르크스와 월러스틴은 100여년의 시차를 두고 각기 자본주의를 천착하면서 그 탄생과 소멸에 대해서 실천적 관심을 기울인 인물이다. 두 사람은 각기 자기 시대의 자본주의가 그 자체의 작동원리에 따라 소멸할 수밖에 없음을 주장하면서 문명의 대전환을 꿈꾸었던 점에서 일치한다. 월러스틴의 세계체제론은 자본주의의 종언을 먼저 예측했던 마르크스가 실패한 바로 그 자리에서 왜실패했는지, 자본주의의 지속적 생명력의 원인은 무엇인지 탐구하는 가운데 태동한 것이다. 이 글은 자본주의의 탄생과 소멸에 관한 두 사람의 생각을 큰 틀에서 돌아봄으로써 현재 지구적 현실로서의 자본주의에 대한 성찰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BR 마르크스는 잘 알려진 자본론 1권의 ‘본원적 축적’ 장에서 자본주의 발생사를 임노동계급의 형성사로 그려낸 바 있지만, 그 출현을 봉건제 붕괴 이후 진행된 진보적 추세가 역전되는 과정으로 보았다. 월러스틴도 본원적 축적론을 마르크스의 사상에서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 술회했는데, 그 역시 자본주의의 출현을 봉건제가 붕괴하면서 토지제도가 한층 평등한 자영소농 체제로 나아가던 추세가 역전된 것으로 파악해 마르크스와 비슷한 인식을 보여준다. 다만, 마르크스와 월러스틴은 인류사에서 자본주의 출현이란 사태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의 문제에서 다른 입장에 서 있다. 월러스틴은 그것을 인류사의 결정적인 퇴보라고 보면서, 비교적 평등한 자영소농 체제로 나아가던 역사가 역전되었다는 점과 그 이후의 엄청난 물질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계급적·지리적 위계화와 양극화가 한층 심각하게 전개되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반면에 마르크스는 자영소농 체제의 지속 가능성에 회의를 보였다. 그는 그것이 기반한 분산된 소경영 양식은 생산자의 자유로운 개성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지만 단지 협소한 테두리에서만 조화로운 사회를 구성하리라 보았다. 마르크스의 생각에 그 체제는 계속 그대로 유지되기는 어렵고 결국엔 자신을 파괴할 물질적 수단을 창출해서 사회의 태내에서 이 소경영 생산양식을 질곡으로 느끼는 힘과 열정이 움직이기 시작하리라는 것이다.BR 그렇다면 자본주의 탄생에 대해서 그것이 아무리 끔찍스러웠어도 그 다음 인류사의 대전환을 위해 어차피 언제고 일어날 일이었다는 19세기 중엽의 마르크스와,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일이고 그래서 지금껏 80% 넘는 세계 민중에게 고통을 주었던 퇴보의 길이었다는 20세기 말의 월러스틴, 과연 누구의 관점이 타당할까? 그 판단을 위해선 두 사람이 각기 그 소멸의 대전환을 어찌 상상하고 모색하는지 함께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