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비평의 수립, 혹은 통설의 탄생-1959년 백철과 강신재의 논쟁에 주목하며-

연남경
{"title":"현대비평의 수립, 혹은 통설의 탄생-1959년 백철과 강신재의 논쟁에 주목하며-","authors":"연남경","doi":"10.17792/KCS.2019.36..39","DOIUrl":null,"url":null,"abstract":"본고는 현대문학의 방향성이 모색되던 전후 문단 상황을 젠더적인 관점에서 조망하였다. 본고는 1959년에 있었던 짧지만 인상적인 논쟁에 주목하며 글을 시작하였는데, 이는 평론가 백철이 폄하한 작품 의 평가에 대해 작가 강신재가 반론을 제기한 경우였다. 백철은 여인의 신변이야기는 시대성을 담보하지 못하므로 작품의 질이 낮으며, 수사학적 차원에서 문장의 오류를 지적하며 작품의 리얼리티를 찾기 힘들다고 평가한다. 이에 강신재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비평가의 몰이해와 폄하를 반박하는데, 이는 당대 비평계의 화두였던 비평의 이념과 방법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였으며, 현대비평 수립과정에서 부재했던 여성의 비평적 논평을 찰나적으로나마 포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n한국현대비평은 끊임없는 논쟁의 산물이며 세대별 인정투쟁의 결과물로 여겨진다. 그런데 1955년 전후로 대거 등장한 ‘신세대 비평가(55년대 비평가)’와 ‘4·19세대 비평가(65년대 비평가)’들 사이의 세대론적 갈등과 인정투쟁의 과정은 그들이 모두 ‘젊은’ ‘남성’ ‘엘리트’라는 공통점에서 부자서사의 계보로 봉합된다. 궁극적으로 세대론은 근대화의 주체를 문제 삼는 논의라는 점에서 남성 비평가들 사이에서 주고받았던 헤게모니의 이동은 여성들에게는 닫힌 오이디푸스적 계보에 해당했다. 특히 백철은 전후 대표적인 지식인 잡지 『사상계』를 거점으로 문학의 이념과 과학적 방법을 강조하며 새로운 문학을 견인하는 데 앞장선다. 그리고 감성을 압도하는 지성의 우위, 창작을 지도하는 비평의 우위를 특징으로 하는 담론 하에서 여성작가는 배제된다.\n실상 1950년대 한국사회는 전후의 혼란과 실질적으로 부재했던 가부장의 자리로 인해 예외적으로 여성의 약진이 두드러졌던 시기였다. 이때 전후 남성지식인 에 의해 주도되었던 국가재건의 과제는 가부장적 질서 회복을 포함한 것이었고, 문단의 담론도 그에 상응하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강신재와 같이 전후에 등장한 여성작가들은 세대론에서 신세대에 제대로 속하지 못하고, 순수참여논쟁에서 현실 참여의 문학을 표방하는 참여론자들에게 밀려난다. 비평 담론은 여성작가의 작품과 지식인 여성 인물에 부정적인 면모를 투사함으로써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남성)문학의 대타항으로 설정한다. 이로써 여성문학은 당대에 표준이 되는 남성작가의 작품에 비해 미달태이자 ‘여류’라는 비주류로서의 위상이 오랫동안 고착된다. 당대 비평 담론은 남성비평가(작가)에 의해 선취되었기에 문학 비평의 주체로서 여성의 역할은 부재하였다. 그렇기에 여성지식인(작가)은 작품을 통해 복화술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에게 현대비평이라는 지식과 문단의 정립은 거스를 수 없는 거대담론, 즉 보편과 표준으로서의 문학이라는 통설의 탄생이었다.","PeriodicalId":149053,"journal":{"name":"The Korean Cultural Studies","volume":"18 1","pages":"0"},"PeriodicalIF":0.0000,"publicationDate":"2019-06-01","publicationTypes":"Journal Article","fieldsOfStudy":null,"isOpenAccess":false,"openAccessPdf":"","citationCount":"0","resultStr":null,"platform":"Semanticscholar","paperid":null,"PeriodicalName":"The Korean Cultural Studies","FirstCategoryId":"1085","ListUrlMain":"https://doi.org/10.17792/KCS.2019.36..39","RegionNum":0,"RegionCategory":null,"ArticlePicture":[],"TitleCN":null,"AbstractTextCN":null,"PMCID":null,"EPubDate":"","PubModel":"","JCR":"","JCRName":"","Score":null,"Tota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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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고는 현대문학의 방향성이 모색되던 전후 문단 상황을 젠더적인 관점에서 조망하였다. 본고는 1959년에 있었던 짧지만 인상적인 논쟁에 주목하며 글을 시작하였는데, 이는 평론가 백철이 폄하한 작품 의 평가에 대해 작가 강신재가 반론을 제기한 경우였다. 백철은 여인의 신변이야기는 시대성을 담보하지 못하므로 작품의 질이 낮으며, 수사학적 차원에서 문장의 오류를 지적하며 작품의 리얼리티를 찾기 힘들다고 평가한다. 이에 강신재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비평가의 몰이해와 폄하를 반박하는데, 이는 당대 비평계의 화두였던 비평의 이념과 방법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였으며, 현대비평 수립과정에서 부재했던 여성의 비평적 논평을 찰나적으로나마 포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한국현대비평은 끊임없는 논쟁의 산물이며 세대별 인정투쟁의 결과물로 여겨진다. 그런데 1955년 전후로 대거 등장한 ‘신세대 비평가(55년대 비평가)’와 ‘4·19세대 비평가(65년대 비평가)’들 사이의 세대론적 갈등과 인정투쟁의 과정은 그들이 모두 ‘젊은’ ‘남성’ ‘엘리트’라는 공통점에서 부자서사의 계보로 봉합된다. 궁극적으로 세대론은 근대화의 주체를 문제 삼는 논의라는 점에서 남성 비평가들 사이에서 주고받았던 헤게모니의 이동은 여성들에게는 닫힌 오이디푸스적 계보에 해당했다. 특히 백철은 전후 대표적인 지식인 잡지 『사상계』를 거점으로 문학의 이념과 과학적 방법을 강조하며 새로운 문학을 견인하는 데 앞장선다. 그리고 감성을 압도하는 지성의 우위, 창작을 지도하는 비평의 우위를 특징으로 하는 담론 하에서 여성작가는 배제된다. 실상 1950년대 한국사회는 전후의 혼란과 실질적으로 부재했던 가부장의 자리로 인해 예외적으로 여성의 약진이 두드러졌던 시기였다. 이때 전후 남성지식인 에 의해 주도되었던 국가재건의 과제는 가부장적 질서 회복을 포함한 것이었고, 문단의 담론도 그에 상응하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강신재와 같이 전후에 등장한 여성작가들은 세대론에서 신세대에 제대로 속하지 못하고, 순수참여논쟁에서 현실 참여의 문학을 표방하는 참여론자들에게 밀려난다. 비평 담론은 여성작가의 작품과 지식인 여성 인물에 부정적인 면모를 투사함으로써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남성)문학의 대타항으로 설정한다. 이로써 여성문학은 당대에 표준이 되는 남성작가의 작품에 비해 미달태이자 ‘여류’라는 비주류로서의 위상이 오랫동안 고착된다. 당대 비평 담론은 남성비평가(작가)에 의해 선취되었기에 문학 비평의 주체로서 여성의 역할은 부재하였다. 그렇기에 여성지식인(작가)은 작품을 통해 복화술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에게 현대비평이라는 지식과 문단의 정립은 거스를 수 없는 거대담론, 즉 보편과 표준으로서의 문학이라는 통설의 탄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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现代批评的建立或通说的诞生——1959年白哲和姜薪栽的争论
本书从性别的观点展望了探索现代文学方向性的战后文坛状况。1959年,作者姜薪栽对评论家白哲贬低的作品的评价提出了反对意见。白哲评价说:“女人的身边故事不能保证时代性,因此作品的质量较低,而且从修辞学的角度指出文章的错误,很难找到作品的真实性。”对此,강신재批评家对自己的作品的不理解和贬低反驳,这是当代批评界的话题曾批评关于理念和方法的根本问题曾提出,현대비평过程中缺失的女性的批评性评论,刹那至少可以捕捉到这一点意义。韩国现代批评被认为是不断争论的产物,是各年龄段承认斗争的结果。但1955年前后大举登场的“新一代批评家”(55年代的批评家)和“4·19时代批评家”(65年代的批评家)之间的世代论矛盾和承认斗争的过程,在他们都是“年轻”、“男性”、“精英”的共同点上,缝合为富人叙事的家谱。从“世代论”是将近代化主体视为问题的讨论这一点看,男性批评家之间的霸权转移对女性来说相当于“封闭的俄狄浦斯”。特别是白哲以战后具有代表性的知识分子杂志《思想界》为据点,强调文学的理念和科学方法,带头牵引新的文学。而且,在以压倒感性的知性优势、指导创作的批评优势为特征的讨论下,女作家被排除在外。实际上,20世纪50年代的韩国社会是因战后的混乱和实际上不存在的家长地位,女性的跃进尤为突出的时期。当时,战后由男性知识分子主导的国家重建课题包括恢复家长制秩序,文坛的讨论也与此相应。在此过程中,像姜薪栽一样战后登场的女作家在世代论中不属于新一代,在纯粹的参与争论中被标榜“参与现实的文学”的参与论者挤掉。批评讨论将女性作家的作品和知识分子女性人物投射出否定的面貌,设定为肯定性和建设性的(男性)文学的大条款。因此,与当代标准的男性作家的作品相比,女性文学作为“女性”的非主流的地位长期稳固。当代批评讨论是由男性批评家(作家)先提出的,因此没有女性作为文学批评主体的作用。因此,女性知识分子(作家)只能通过作品用腹语术说话。对他们来说,现代批评知识和文坛的确立是不可抗拒的巨大讨论,即作为普遍和标准的文学的通说的诞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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