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A Study of Koo Yeon-sik’s Poetical Works, City o f B lack Coral - Acceptance and Application of Surrealism Poetry -","authors":"Chung-woo Kim","doi":"10.20864/skl.2023.10.80.289","DOIUrl":null,"url":null,"abstract":"본 연구는 부산의 지역시인이자 전후(戰後) 시사에 초현실주의 시를 실험한 시인으로 평가받는 구연식(具然軾) 시인의 초기시를 대상으로 미학적 특징과 시사적 의의를 밝힌 글이다. 구연식은 부산에서 주로 활동한 지역시인으로, 특히 한국 시단에서 보기드물게 초현실주의를 방법론으로 삼아 시작한 바 있다. 이처럼 시작 방법론의 특수성과 더불어 지역을 주 무대로 활동하였다는 점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단에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상상력과 창의성이 중시되는 이 시대에 그의 초현실주의 시를 살펴보는 작업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BR 본고는 구연식의 시세계에 관해 지금까지 기법이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만을 확인하는데 그친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벗어나, 초현실주의를 표방한 그의 시 언어의 특징을 밝히고, 더 나아가 이를 상상력 및 창의성을 이루는 인지기제와 연관지어 살펴봄으로써 시의 사회적 함의까지를 밝혀 보다 심층적인 논의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고는 첫째, 구연식 시인이 초현실주의를 수용하고 전개하게 된 사회적ㆍ철학적 배경(필요성, 목적, 의도 등)을 밝히고, 둘째, 그의 초기 대표시를 대상으로 인지시학(Cognitive poetics)의 주요 개념을 원용하여 언어적ㆍ미학적 측면에서 해석하며, 셋째, 한국의 초현실주의 시학의 수용과 적응의 한 사례로서 특징을 종합적으로 밝힌다.BR 한국에서 초현실주의에의 관심은 다른 예술사조에 비해 다소 빈약하다. 구연식은 비록 그 정도가 갈수록 약해지기는 하지만, 생전 발간한 시집 전부에서 초현실주의에의 관심을 지속하여 보여줄 만큼 애정을 보였다. 특히 『검은 산호의 도시』에서는 논자들이 지적한 것처럼 초현실주의의 방법론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시로서 선보일 수 있는 각종 경이를 실험하였다. 구연식은 다다의 허무주의와 부정 정신을 일정 부분 계승한 초현실주의의 목적과 방법론의 성격 등을 잘 읽어내어 이를 시로 구현했다.BR 초현실주의 문학은 단순히 기법에 국한되어서는 실현되기 어렵다. 일본 문단은 초현실주의를 정신의 혁명을 통한 일상 세계의 혁명이 아닌 하나의 문예사조로서 받아들였고, 이에 큰 영향을 받은 한국 초현실주의 시인들 또한 문예사조로서 기법의 적용을 초현실주의 문학 창작에 있어 금과옥조로 삼았다. 그러나 이는 조향의 경우에서 확인되는 바와 같이 난해하면서도 해석에의 매력을 발산하지 못하고, 또 깊이 있는 현실 인식도 담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 작품만 남기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이에 반해 구연식은 이러한 한계를 어느 정도 극복한 모습이 보인다. ‘자유’와 ‘우연성’은 무의식 세계의 확대이며 이 세계는 결코 윤리의식이나 사회적, 윤리적 책임이 따를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윤리의식이나 사회적, 윤리적 책임의 상대편 극점에 서 있다. 구연식의 시는 이러한 초현실주의의 정신을 트라우마가 깃든 꿈과 환상을 통해 언캐니로서 잘 드러낸다.","PeriodicalId":439469,"journal":{"name":"The Studies of Korean Literature","volume":"35 1","pages":"0"},"PeriodicalIF":0.0000,"publicationDate":"2023-10-31","publicationTypes":"Journal Article","fieldsOfStudy":null,"isOpenAccess":false,"openAccessPdf":"","citationCount":"0","resultStr":null,"platform":"Semanticscholar","paperid":null,"PeriodicalName":"The Studies of Korean Literature","FirstCategoryId":"1085","ListUrlMain":"https://doi.org/10.20864/skl.2023.10.80.289","RegionNum":0,"RegionCategory":null,"ArticlePicture":[],"TitleCN":null,"AbstractTextCN":null,"PMCID":null,"EPubDate":"","PubModel":"","JCR":"","JCRName":"","Score":null,"Tota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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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 연구는 부산의 지역시인이자 전후(戰後) 시사에 초현실주의 시를 실험한 시인으로 평가받는 구연식(具然軾) 시인의 초기시를 대상으로 미학적 특징과 시사적 의의를 밝힌 글이다. 구연식은 부산에서 주로 활동한 지역시인으로, 특히 한국 시단에서 보기드물게 초현실주의를 방법론으로 삼아 시작한 바 있다. 이처럼 시작 방법론의 특수성과 더불어 지역을 주 무대로 활동하였다는 점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단에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상상력과 창의성이 중시되는 이 시대에 그의 초현실주의 시를 살펴보는 작업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BR 본고는 구연식의 시세계에 관해 지금까지 기법이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만을 확인하는데 그친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벗어나, 초현실주의를 표방한 그의 시 언어의 특징을 밝히고, 더 나아가 이를 상상력 및 창의성을 이루는 인지기제와 연관지어 살펴봄으로써 시의 사회적 함의까지를 밝혀 보다 심층적인 논의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고는 첫째, 구연식 시인이 초현실주의를 수용하고 전개하게 된 사회적ㆍ철학적 배경(필요성, 목적, 의도 등)을 밝히고, 둘째, 그의 초기 대표시를 대상으로 인지시학(Cognitive poetics)의 주요 개념을 원용하여 언어적ㆍ미학적 측면에서 해석하며, 셋째, 한국의 초현실주의 시학의 수용과 적응의 한 사례로서 특징을 종합적으로 밝힌다.BR 한국에서 초현실주의에의 관심은 다른 예술사조에 비해 다소 빈약하다. 구연식은 비록 그 정도가 갈수록 약해지기는 하지만, 생전 발간한 시집 전부에서 초현실주의에의 관심을 지속하여 보여줄 만큼 애정을 보였다. 특히 『검은 산호의 도시』에서는 논자들이 지적한 것처럼 초현실주의의 방법론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시로서 선보일 수 있는 각종 경이를 실험하였다. 구연식은 다다의 허무주의와 부정 정신을 일정 부분 계승한 초현실주의의 목적과 방법론의 성격 등을 잘 읽어내어 이를 시로 구현했다.BR 초현실주의 문학은 단순히 기법에 국한되어서는 실현되기 어렵다. 일본 문단은 초현실주의를 정신의 혁명을 통한 일상 세계의 혁명이 아닌 하나의 문예사조로서 받아들였고, 이에 큰 영향을 받은 한국 초현실주의 시인들 또한 문예사조로서 기법의 적용을 초현실주의 문학 창작에 있어 금과옥조로 삼았다. 그러나 이는 조향의 경우에서 확인되는 바와 같이 난해하면서도 해석에의 매력을 발산하지 못하고, 또 깊이 있는 현실 인식도 담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 작품만 남기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이에 반해 구연식은 이러한 한계를 어느 정도 극복한 모습이 보인다. ‘자유’와 ‘우연성’은 무의식 세계의 확대이며 이 세계는 결코 윤리의식이나 사회적, 윤리적 책임이 따를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윤리의식이나 사회적, 윤리적 책임의 상대편 극점에 서 있다. 구연식의 시는 이러한 초현실주의의 정신을 트라우마가 깃든 꿈과 환상을 통해 언캐니로서 잘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