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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이 논문은 고백의 가능성을 탐색하면서 ‘클라망스는 누구인가? 왜 고백하는가? 청자의 역할은 무엇인가? 구원은 가능한가?’라는 4가지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클라망스의 추락은 ‘자만심’에서 ‘수치심’, ‘죄책감’으로 이어지는데, 이 과정은 타인과 아무 괴리없는 환상의 단계, 행동의 이중성을 깨닫는 자기 인식의 단계, 사회적 가면을 쓰고 위선을 감추는 현실 억압 단계, 죄의 일반화 단계, 그리고 고해자이자 재판관으로 자기를 정당화하는 단계로 구체화된다. 클라망스는 청자에게 고백하여 동의를 얻을 때 구원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청자는 구원의 매개자로 기능하기는커녕 고백이 자기 정당화의 수단에 불과했음을 폭로한다. 클라망스의 고백은 진실이 아니라 진실 효과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고백은 자기 성찰의 방식이라기보다는 타인을 지배하기 위한 수단이었던 것이다. 그 결과 『전락』은 구원을 향한 도정이라는 고백 장르의 신화적 특성을 전복시킨 작품으로 의미부여될 수 있다.